청소년 온라인 불법도박, 그 위험한 만남
아이는 부모의 거울, 사회의 거울이다. 정보통신 사회 특성 상 청소년 주변은 온갖 유해환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모바일 불법도박 사이트는 유혹을 손길을 멈추지 않는다. "설마 우리 아이가 도박을? 용돈으로 재미삼아 게임 몇 번 했겠지" 어른들은 대개 이런 반응이다. 설령 자녀의 도박 빚을 알게 되어도 소문날까 쉬쉬하며 갚아준다. 청소년 온라인 불법도박은 사회적 질병이 된지 오래다. 미성년자가 하는 도박은 명백한 불법으로, 도박 사이트에 접속하여 1천원이라도 돈을 거는 순간 범행으로 간주한다. 형법 제246조 도박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인식하지 못한다. 파워볼, 사다리게임, 홀짝, 타조게임 등 다양한 종목에 돈을 거는 것에 거리낌 없다. 말리는 친구에게 오히려 "지금 한창 수익이 나고 있는데 왜 그래?" 화를 낸다. 이들에게 도박은 일종의 아르바이트요, 수익사업이다. 2020년부터 본격화된 코로나 팬데믹의 최대 피해자는 아마도 청소년이 아닐까. 코로나 팬데믹의 장기화는 미래를 향한 출발점을 준비하며 학업을 통해 꿈을 다듬어야 할 청소년 활동에 큰 손실을 입혔다. 대신 사행성 온라인 도박은 들불처럼 번졌다.
모바일을 통해 불법도박 사이트 홍보는 쉼 없이 날아온다. "안녕 형들! 지난번 기프티콘 이벤트 마음에 안 들어? 이번에는 현금으로 줄게" 성인이라면 가볍게 스팸 처리할 텐데, 마음이 흔들린다. "이제 진짜로 스포츠 토토 끊겠어" 굳은 결심을 했건만 등교하면 친구들이 열중하는 토토를 보고 결심은 무너져 또다시 베팅을 반복한다.
단도박하고 싶은 청소년들
나는 2020년 초부터 지금까지 여러 경로로 청소년 불법도박 사례를 접하고 있다. 고작 15세 학생이 "단도박하고 싶어요"라고 호소한다. 한창 학업에 열중해야 할 고등학생이 익명의 도박중독자 사이트를 찾아다닌다. 부모는 물론이요, 가까운 어느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채 오늘도 도박중독과 싸우고 있다.
2020년부터 약80여명의 도박경험 청소년과 대면. 비대면 대화를 해보니 도박을 상습적으로 하는 청소년 가운데 절반은 도박행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단도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휴대폰 정지, 도박 사이트 탈퇴, 토토하는 친구 차단하기를 하지만 매번 실패한다. 돈을 땄다는 쾌락의 특수성 앞에 의지는 쉽사리 무너진다. 때문에 청소년 도박경험 기회를 원천 차단하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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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중독 예방교육, 그 현실은
지난해 6월부터 전국 초.중.고 도박중독 예방교육이 의무화 되었다. 또 도박문제 심각성에 대한 가정통신문을 연2회 발송한다. 한 고교 교사의 말이다. "우리 학교도 도박중독 예방교육을 집합교육이나 온라인으로 하는데 실효성이 없다. 교육의 중요성은 알지만 이런 식이면 백약이 무효다" 학생들은 간혹 학교에서 도박중독 설문조사를 하면 "도박경험 없음"이라고 허위로 기재한다고 스스로 말한다.
지난해 9월 서울 한 중학교에서 도박중독 예방교육 일환으로 한 달간 전교생 대상 '도박체험부스' 운영을 하였다. 물론 도박으로 돈을 벌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목적이다. 이런 시도를 보면서 한편으로 우려가 들기도 했다. 오히려 도박에 대한 호기심 유발, 도박을 전혀 모르는 학생들이 도박체험을 통해 더 자극을 받지 않을까라는 염려 때문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아동·청소년 도박문제는 성인 도박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아동·청소년은 정보통신 환경에 있어 일체의 불법도박 관련한 미끼 광고에 노출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는 것이 최선이다. 불법도박 사이트 접속 차단, 이용해지 등을 결정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과감하고 공격적인 청소년 대책이 시급하다. 동시에 부모들도 자녀의 모바일 인터넷 환경을 클린하게 만드는 적극적인 노력을 가정에서부터 해야 한다.
청소년이 사회생활을 시작하기도 전에 도박 빚과 도박중독으로 인한 자기혐오에 빠져서야 되겠는가. 청소년은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인재요 미래다. 이것은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불법도박으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지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