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에겐 카메라로 자신의 모습을 담는 일이 일상이 됐다. 일명 ‘셀카’가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 되었다. 셀카를 적절하게 이용하면 자기 PR과 소통의 수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셀카도 지나치면 독이 될 수 있다.

과도한 경쟁으로 이어지는 셀카, 위험을 초래하다

길을 가다가도 '찰칵', 밥을 먹다가도 '찰칵', 어느 곳에 가든, 무엇을 하든 셀카를 찍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자신의 모습을 찍는 '셀카(셀프+카메라)'는 스마트폰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0의 보급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진 사진 문화다. 여행지의 핫플레이스에서 셀카봉을 이용해 셀카를 찍는 사람들의 모습은 흔한 풍경이 된 지 이미 오래고, 셀카를 멋지게 찍기 위한 드론 셀카와 3D 셀카까지 등장했다. 이렇게 찍은 사진은 개인의 SNS에 업로드된다.
심리학자들은 셀카에 대해 "자기를 표현하는 방법 가운데 가장 선호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셀카를 통해 얼마나 즐거운 인생을 살고 있고, 얼마나 독특한 경험을 했으며, 얼마나 뛰어난 재능과 능력이 있으며, 얼마나 예쁘고 매력적인가를 가장 손쉽게 알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SNS에 올린 사진을 통해서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연락을 주고받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지나치게 셀카에 집착하거나 위험을 무릅쓰고 셀카를 찍는 이들이 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셀카가 지나친 과시욕이나 잘못된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심리학자 마이클 웨이골드는 "사람들이 셀카 때문에 너무 과격해지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남들보다 더 특별한 사진을 찍기 위해서 자기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제기한 문제는 과도한 경쟁심리다. 온라인으로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고, 셀카를 통해 자신의 삶을 더욱 흥미롭게 보여줌으로써 다른 이들보다 앞서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타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 때로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새로운 셀카를 찍는다.
셀카가 초래하는 사회적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인도에서는 철길에서 셀카를 찍다 사망하는 사건이 수차례 발생했고 스페인 세비야에서는 한 폴란드 관광객이 셀카를 찍다가 다리 위에서 추락해 사망했으며, 호주의 한 관광객은 노르웨이의 트롤퉁가 바위 위에 올라가 사진을 찍다가 추락사했다. 이탈리아의 한 박물관에서는 관광객이 212년 된 조각상에 올라가 셀카를 찍다가 조각상 발가락 2개를 부러뜨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한 공공장소에서 찍은 셀카가 타인의 초상권을 침해하기도 한다. 셀카를 찍기에 적절치 않은 장소에서 셀카를 찍어 SNS에 올리는 이들로 인해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경우도 왕왕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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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카를 많이 찍는 나, 혹시 셀피티스(Selfitis)?

셀카가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SNS 시대에 걸맞게 타인과 일상을 공유하는 즐거운 문화적 현상인 것은 틀림없다. 또한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삶을 실현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에 우리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순기능도 있다. 그러나 셀카에 중독돼 외모에만 너무 집착한다면 자존감이 떨어지고 자신감을 상실하기도 한다. 셀카의 왜곡된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영국에서는 여학생들에게 인기를 얻고자 셀카를 시작한 한 소년이 결점 없는 완벽한 사진을 얻는데 실패하자 자살을 시도한 사건이 큰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는 하루 10시간씩 200장의 셀카를 찍느라 학교를 자퇴했을 정도로 셀카에 중독되어 있었다.
셀카가 자신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거나 자신의 사진과 SNS에 있는 타인의 사진을 비교하면서 자괴감에 빠지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보여지는 것'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 성형 수술 증가나 평소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우려되는 일이다.
이처럼 셀카가 초래하는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셀카를 찍는 행위를 심각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등장했다. 미국 정신의학회(APA)는 셀카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사람 혹은 그 증상을 '셀피티스(Selfitis)'라고 명명하고, 디지털 시대에 새롭게 생겨난 신종 정신질환으로 분류했다. 미국 정신의학회 측은 "셀카를 찍고 온라인에 공개하는 '셀피티스'가 자존감을 회복하고 타인과의 친밀감을 높이기 위한 무의식적인 행동"이라고 밝히며 정신질환으로 분류한 이유를 들었다.
셀피티스는 3단계로 구분된다. 하루에 세 번 이상 셀카를 찍지만 SNS에는 게재하지 않는 사람들을 '경계 셀피티스', 하루에 세 번 이상 셀카를 찍어 SNS에 공개하는 사람들을 '급성 셀피티스'라고 설명했다. 또한 하루에 여섯 번 이상 셀카를 찍어 SNS에 올리며 셀카를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사람들을 ‘만성 셀피티스’라고 칭했다.
우리는 이미지가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자신을 남에게 드러내고 싶어 하는 현대인의 욕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셀카는 자기 PR과 소통 그리고 추억을 기억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은 분명하다. 또 셀카를 자주 찍는다고 문제가 될 것은 없다. 하지만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모습을 지나치게 왜곡하거나 과도한 경쟁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셀카에 집착하는 것은 반드시 지양해야 한다. 셀카가 내 삶에 지장을 초래한다면 자제가 필요하다. 만약 자신이 '셀피티스족'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남에게 보이는 자신의 외모보다 자신의 내면에 더욱 귀를 기울이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