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어른들만의 문제로 여겨졌던 도박이 청소년들에게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것. 이제 청소년과 도박이라는 두 단어의 조합은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문제가 됐다. 청소년은 도박을 오락이나 재미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 중독에 있어서도 위험수위가 높다. 사이버 도박과 사행성 게임에 빠진 청소년들은 도박 중독이라는 심각한 상황에까지 이르고 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청소년 도박
도박에 휘말리는 청소년이 급증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청소년들이 주로 빠지는 도박은 사다리 게임, 파워볼, 사설 스포츠 도박 등의 온라인 불법 도박이다. 온라인 불법 도박은 24시간 내내 언제 어디서 도박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사이트 가입이나 인증 절차 등이 간단해 청소년들이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접근성이 낮은 탓에 청소년들은 도박을 범죄라기보다 일종의 게임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높다. 도박 중독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청소년 수는 매년 증가해왔다. 202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도박 중독으로 진료를 받은 청소년은 7,063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837건, 2018년 1032건, 2019년 1328건, 2020년 1597건으로 꾸준히 늘었으며, 2021년에는 2269건으로 급증했다. 도박 중독 진단을 받은 청소년도 전년 대비 42%에 달한다.
불법 도박으로 경찰에 검거된 청소년도 늘었다. 경찰청의 조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6월까지 최근 5년간 불법 도박으로 검거된 만14에서 19세까지의 범죄소년은 총 268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학교에 다니지 않는 '학교 밖 청소년 '들에게 도박은 더 심각한 문제다. 일반 학생들의 경우 학교를 찾아가서 교육을 하거나 상담을 할 수 있지만 학교 밖 청소년들은 일정한 활동 근거지가 없기 때문에 예방·상담 지원을 제공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청소년 도박 대상자의 평균 연령이 지속적으로 하향하는 추세라는 점이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에 따르면 2017년 18.2세였던 청소년 도박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매년 꾸준히 하락하여 2022년 7월에는 17.6세로 낮아졌다.
청소년들의 온라인 도박은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발전할 위험성도 높다. 고정 수익이 없고 신용조차 없는 청소년들은 성인 도박 중독자보다 금전적인 문제 상황에 취약하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20년 소년범의 강도 범죄 동기 중 '유흥·도박비'가 4.5%로, 이는 성인 0.8%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이다.
도박에 대한 올바른 인식 전달과 예방 필요해
청소년들은 충동성이 높아 성인에 비해 오락이나 게임에 쉽게 빠져드는 경향을 나타낸다. 인터넷, 스마트폰을 많이 이용하는 세대이기 때문에 온라인 도박에 노출될 기회도 높다. 또한 친구 집단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청소년들의 문화 역시 도박에 빠지는 한 이유가 된다. 원치 않더라도 친구들과의 우호적인 관계 유지를 위해 또래 집단을 따라 자연스럽게 도박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전파력이 강한 것도 문제점이다. '수퍼 전파자' 한 명이 수십 명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의 '제1차 도박문제 포럼'에서 공개된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돈내기 게임' 사용금액은 평균 25,811원 정도로 대면 만남에서 이뤄지는 돈내기 게임은 '뽑기 게임'이 51.9%로 가장 높았고 온라인의 경우 한게임, 넷마블 등에 있는 카드/화투 게임이 3.8%로 가장 높았다.
청소년들이 도박에 중독되는 가장 큰 이유는 도박의 게임적 요소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온라인 도박은 그 자체로 강렬한 재미가 있으며 승리를 하면 보상을 얻는다. 이 과정에서 얻는 쾌감과 금전적 이득 등이 청소년들로 하여금 도박에 빠지게 만드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다리, 달팽이 등의 미니게임도 불법 도박의 형태다. 하지만 대다수의 청소년들은 온라인 공간에서의 베팅을 도박이 아니라 확률형 아이템 게임으로 인식한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의 2021년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도박을 처음 하는 이유는 '일시적인 재미를 위해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는 도박을 놀이로 여기고 있음을 반증한다. 아울러 불법 웹툰사이트, 음란물 사이트 등 하루 트래픽이 높은 불법 사이트에 걸려있는 배너 광고와 각종 SNS 홍보를 통해서도 도박에 빠져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