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스포츠 도박, 조직·체계적 변모

최근 광주에서 불법 경마·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방법원은 한국마사회법 위반(도박 개장 등),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53)·B(47)·C(51)씨에게 각각 징역 3년·2년 2개월·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 범죄 수익금 1억3천500만~7억7천440만 원을 각각 추징하도록 명령했다.

이들은 국내외 불법 사설 경마사이트를 유지·관리·운영하면서 1천 665차례에 걸쳐 서버 관리비 14억 1천 580만 원을 속칭 '대포통장'으로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같은 기간 경마사이트 회원들에게 입금 금액의 110%에 해당하는 사이버 머니를 충전해준 뒤 적중자에게 배당금을 지급했다. 또한 30억 원 규모의 불법 파워볼 게임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마사회 주관 경마 경주 배당정보 수집·제공, 사이트 운영자 모집, 기술·자금 관리, 도메인 주소 변경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이들의 범행은 사행심 조장, 건전한 근로 의식 저해, 도박 중독자 양상 등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크다"면서 "조직적·체계적인 범행과 은폐 정황, 피고인들의 범행 가담 정도 등을 두루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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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스포츠 도박 해마다 증가세

불법 스포츠 도박 범죄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불법 스포츠 도박단의 검거 건수가 지난 3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당국의 강력한 단속과 이용자의 주의가 요구 된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체육진흥공단 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스포츠 도박 검거' 건수는 112 건이었다. 이는 지난 2019년 67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로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건수를 기록했다. 올해도 8월 기준으로 이미 99건의 검거 건수를 기록해 최다 수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검거를 완료하지 못했기 때문이지 실제 수사의뢰 건수는 더 많다. 2021년 불법 스포츠 도박 수사의뢰 건수는 157 건이었으며 지난해 건수는 192건이었다. 각각 검거율은 50%대였다. 불법 스포츠 도박판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중독 환자와 상담 인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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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도박의 늪에 쉽게 빠져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2018년 1만 1천 287명이었던 도박 중독 상담 인원은 지난해 2만 2천 379명으로 크게 늘었다. 청소년 도박 상담도 늘고 있다. 2만 2천 379명 중 1천 460명은 10대 상담자였다. 올해도 8월 기준으로 이미 1천 406 명이 상담해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낼 전망이다. 청소년 도박 중독 상담 인원은 지난 2015 년 51명에서 올해 1천 406명으로 약 28배 증가한 상황이다.

청소년들이 도박의 늪에 쉽게 빠지게 된 것은 각종 스포츠 경기의 인기에 힘입어 소액으로도 배팅이 가능한 불법 도박 사이트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별다른 인증 없이 단순 가입으로만 배팅할 수 있어 도박의 늪으로 빠지게 만들고 있다. 불법 도박 사이트의 일부는 다른 회원을 모집할 경우 다단계 방식으로 포인트를 제공하는 경우도 많아 2차 피해자까지 양산하고 있다.

불법 스포츠사이트 도박의 경우 상한선이 정해져 있는 정식 스포츠토토와 달리 배팅 금액에 제한이 없고 24시간 무제한 배팅이 가능해 중독되면 정신적·금전적 피해가 더욱 크다. 문제는 불법 도박사이트 홍보가 온라인에서 무분별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대책은 유명무실하다는 점이다. 불법 사이트는 등을 차단하더라도 URL 주소 숫자만 변경하면 다시 운영할 수 있다. 심의 없이 즉시 차단 조치할 수 있는 내부규정이 마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