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에 모인 가족들의 사연은 다양했다. 아직 가족에게 자신의 다짐을 이야기하지 못 한 어느 참가자는 캠프에 함께 온 가족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고 휴식하다 돌아갔으면 한다고 했다. 여기까지 가족을 데리고 온 것만 해도 큰 용기였을 것이다. 단도박의 길은 그만큼 멀고도 긴 여정이다.

총 70명에 달하는 가족, 친구들이 지난 11월 18일부터 1박 2일 동안 열린 2023년 2차 KLACC 가족캠프에 참가했다. 회복의 단계를 밟아가던 이들은 가족이나 친구들과 캠프를 함께 하면서 더 굳은 다짐을 하고 세상으로 돌아간다.

KLACC의 다양한 회복프로그램 중에서도 가족캠프의 인기는 지난 8년 간 최고였다. 효과도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비대면 상담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던 2020~2021년을 제외하고도 총 9회, 412 가족 999명이 캠프에 참가했다.

중독자와 가족 모두에게 치유의 시간 제공

올해 KLACC 가족캠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영월군에 위치한 하이힐링원에서 개최되었다. 코로나가 종식되기 전이었던 지난해에는 회차 당 50명 이내로 제한하여 총 4회가 진행되었는데 올해도 3회로 나누어 진행했다.

보조강사로 참여한 김OO님(66세,여)은 2018년 하이원 팰리스호텔에서 열린 4회 캠프에서부터 빠지지 않고 참가하고 있다고 했다. 초기에는 캠프 참가자로 그리고 지금은 자신처럼 단도박을 위해 노력중인 사람들에게 선배 회복자로서 조언하고자 보조강사로 참여중이다.

그는 "한 때는 제주도에서 정선까지 도박을 하러 다녔다"며 자신이 어떻게 도박에 중독되어 갔는지 또 어떻게 영구출입정지 신청을 하고 단도박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되었는지 상세히 이야기 해주었다. "당시 클락에서 활동 중인 지인들과 어울리다 보니 그들과 함께하려면 단도박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는 클락 가족캠프의 효용성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가족들 앞에서 다짐할 수 있고, 가족들의 응원을 받을 수 있는 캠프를 통해 더욱 중독에서 벗어나겠다는 마음이 뜨거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어요"

황금식당이 행복식당으로 변하듯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후 극단 광부댁의 대표 연극인 '사북오거리 황금식당' 이 공연되었다. 자신들의 이야기와도 같은 광부댁 배우들의 열연에 일부 참가자들 뿐만 아니라 캠프 진행자들까지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이었다. 황금으로 상징되는 대박을 쫓아 정선까지 내려오는 사람들을 위해 가게 이름까지도 ‘황금식당’으로 지었지만 진정한 가족애와 도박중독의 위험성을 깨닫고는 ‘행복식당’으로 간판을 바꾼다는 결말의 내용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

이어진 색소폰 연주와 노래자랑 시간에는 회복자들에게 누구보다 힘이 되어 줄 가족들 특히 어린 자녀, 손주들이 노래자랑 참가자들의 열창에 맞춰 춤을 추며 흥을 돋웠다. 일상에서 벗어나 캠프를 함께 하는 즐거움이다.

이후 부부, 자녀, 부모님 등을 동반한 가족들은 반을 나눠 팝아트와 테라리움1), 쿠킹클래스를 직접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1박2일 간 모두가 세 개의 프로그램 모두를 체험할 수 있도록 시간을 분배했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어서 더욱 행복했을 참가자들은 아름다운 하이힐링원의 늦가을 정취를 만끽했다.

클락의 프로그램들은 중독에서 벗어나는 지름길

가족캠프에 사위와 손주들까지 데리고 참가한 이OO님(69세,여)은 자신의 힘으로 중독에서 벗어났다는 자신감을 그렇게 가족들 모두에게 표출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가 자녀들에게 떳떳한 어머니, 손주들 보기 부끄럽지 않은 할머니의 자리로 돌아오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눈앞에 카지노의 모습들이 아른거렸고 결국 바닥까지 내려가야 했다.

파산신청을 하고 신용회복 지원을 받았다. 그러면서 지난 2016년 경 클락의 여성행복모임의 소개로 명상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됐다. "명상을 하면서 돌아보니 자식들에게 몹쓸 짓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클락의 프로그램들에 적극 참여하면서 서서히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영구출입정지 후 6년이 지난 작년에 모든 빚을 청산할 수 있었다. "마지막 남은 금액을 갚고 나니 얼마나 개운했는지... 그런데 빚을 다 갚고 나니 이자가 계속 오르더라구요. 때를 잘 만난거지" 이제는 웃으며 지난 일을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다. 가족들과도 자신의 도박 중독 시절의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한다고 했다.

참가자들 그리고 회복자 선배로서 멘토로 참여하게 된 기 회복자들 역시 클락의 여러 프로그램들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도박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입을 모았다.

매해 다양한 프로그램 선보여

KLACC에서는 단도박을 결심한 회복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마련해 도박중독의 위험성을 알리고 있다. 가족캠프 역시 자기조절능력과 회복탄력성을 강화시켜 도박중독 재발의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운영하기 시작했다. 특히 도박중독의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치유 효과의 유지를 위해 중독자 뿐 아니라 가족들 모두에게 치유의 시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족캠프는 효과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2015년 처음 운영되었던 캠프는 그 해 40 가족 110명의 회복자들이 참여하는 등 관심을 끌었다. ‘도박으로부터 벗어나 회복은 잘 하고 있는가?’ 라는 주제로 가족간의 대결 게임과 장기자랑 대회, 영화 관람 및 트레킹 등의 신체활동을 위주로 마련되었고, 성공사례를 나누는 등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이후 매년 가을의 가장 좋은 시간에 하이원마운틴콘도, 동강시스타, 팰리스호텔 등에서 진행되어 온 가족캠프는 올해는 11월11일-12일, 18일-19일, 25일-26일 등 3주에 걸쳐 1박2일로 총 180명의 회복자와 가족들이 참여해 성공적으로 운영되었다. KLACC 관계자는 "가족캠프 참여를 적극 유도함으로써 지역 체류자를 포함하는 단도박 회복자들의 사후 관리와 동기 강화에 힘쓸 것" 이라고 말했다.

가족캠프 등 KLACC의 다양한 치유재활 프로그램들은 도박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큰 희망이 되고 있다. 실제로 2022년도 카지노 이용실태 조사 결과 KLACC에서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 모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족캠프가 체류자의 단도박에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한 이용객이 41.9%에 달했다. 또한 2022년도 가족캠프 참가자들의 단도박 유지율을 조사한 결과 88.3%가 단도박 상태를 유지중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캠프 참가자들이 프로그램을 따라 이동하는 모습을 배경으로 늦가을 매봉산은 겨울 채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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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예에서, 밀폐된 유리그릇이나 아가리가 작은 유리병 따위의 안에 작은 식물을 재배하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