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도박 5년차 미숙(가명) 씨는 주변에 도박을 하는 지인들이 많았다. 도박으로부터 아무리 멀어지려 해도 결국 다시 돌아왔고, 다시 만난 도박의 유혹은 더욱 강렬했기에, 중독이라는 걸 알아도 스스로는 도저히 멈출 수도 멀어질 수도 없었다.

클락 상담 프로그램과 지원제도로 어느덧 단도박 5년차가 되어 이전과 다른 꿈을 꾸고 있는 그녀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본다.

익숙했기에 더욱 피할 수 없었던 유혹

여행 사업을 하던 미숙(가명)씨는 해외에서 처음 카지노를 접하고 중독 근처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온 사람이었다. 처음에는 벗어나려 노력도 해봤지만, 그녀의 주변에는 도박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아무리 멀어지려 해도 결국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미숙 씨는 이미 카지노가 익숙한 사람이었다. 매일 밥 먹듯 도박하는 지인들도 많았고, 그들을 따라 일본으로, 마카오로 원정도 다녀올 만큼 그녀에게 카지노라는 곳은 너무나도 익숙한 공간이었다.
어느 날 지인의 소개로 강원랜드 카지노에 들어선 순간, 그녀는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생기가 돌았다. 해외까지 가지 않아도 쉽게 카지노에 오고 갈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사업은 여전히 바빴지만 잠깐이라도 시간이 나면 카지노를 찾던 미숙 씨. 어느새 사무실로 출근하는 날보다 카지노를 향하는 날이 더 많아졌다는 걸 깨달았지만 이미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느낌이었다.
결국 젊을 때부터 시작한 여행 사업은 접어야 했고, 매일을 카지노에 살다시피 하며 힘들게 모은 재산을 다 날려야만 했다.
도저히 스스로는 끊을 수 없을 것만 같아 강원랜드 중독관리센터 KLACC(이하 클락)을 찾았지만 차마 영구정지 신청은 하지 못했다. 조금만 쉬었다가 다시 하면 스스로 조절할 수 있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우선 클락에 3년 정지를 신청하고 카지노로부터 떨어져 있는 일상을 보냈다. 하지만 가끔 마음이 어려울 때마다 또 다시 도박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반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결단

그래도 3년 동안 카지노 출입을 끊고 오직 일에만 집중하며 살아보니 어느 정도 다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생활이 안정되니 다시 카지노에 가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고개를 내밀어 견딜 수가 없었다.
다시 찾은 클락에서 만난 전문위원 선생님이 말하기를, 카지노 출입정지를 풀기 위해서는 출입일수 자기통제제도를 이용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당시 자기통제제도 이용을 위해서는 일정 기간 교육을 받아야만 했다. 매일이 아니라 일주일에 몇 번만이라도 다시 카지노에 가고 싶었던 그녀는 누구보다 열심히 클락을 오고가며 교육에 임했다.
그러던 어느 날, 멀리 떨어져 살던 딸의 건강이 급격히 안 좋아져 가까이 지내며 돌봐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힘들어 하며 울먹이는 딸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던 미숙 씨는 갑자기 퍼뜩 정신이 들었다. 딸이 이렇게 힘든데 다시 도박할 생각에만 빠져 있는 자신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굳게 먹고 영구정지를 신청하기 위해 다시 클락을 찾은 미숙 씨. 영구정지 신청 후 꾸준히 상담을 받고 직업재활 지원도 받으며 일상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클락 전문위원의 권유로 동료상담사 양성과정을 이수하여 도박중독 유경험자로서 다른 도박중독자들의 변화와 회복을 돕는 기회도 생겼다.
이제 더 이상 반복되는 절망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모든 것이 감사하다고 말하는 미숙 씨. 그녀의 선한 영향력으로 더 많은 이들이 절망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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