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상담을 시작할 때 감정과 마음 깊은 곳의 생각을 살펴보는 여러 가지 검사들 중 '문장완성검사' 가 있습니다. 완성되지 않는 문장을 읽고 뒷부분을 생각하는 데로 적어보는 것인데요, 이 질문 중에 '내가 바라기는' 이라는 문장을 완성하는 답으로 '재벌 3세가 되고 싶다', '엄청난 부자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종종 발견합니다. 이유를 물어보면 왠지 돈이 많고 부자이면 행복할거 같다는 막연한 기대를 표현합니다. 더불어 현실이 막막하고 지치는데다, 무엇을 해도 즐겁지가 않고 도대체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도 같이 덧붙입니다.

그렇다면 정말 돈을 많이 벌고, 세상 사람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직업을 가지면 행복해질까요? 실제로 경제적 여유와 행복의 관계는 일정 수준까지는 비례해서 상승하다가 어느 정도에 이르면 꼭 비례하지 않는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당장에 살 집과 끼니를 걱정해야하는 정도라면 경제적 여유가 마음을 여유롭게 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어느 정도의 경제적 수준에서는 돈이 많은 것이 행복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거지요.

최근 인기리에 방영중인,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는 조울증인 리나 씨가 나옵니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전문직인 남편과 결혼한 리나 씨는 아름답고 부유합니다. 주위 사람들은 모두 '네가 뭐가 부족해, 정말 부럽다!' 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리나 씨는 하나도 행복하지 않죠. 스스로가 원하는 대로 삶을 살아가지 못하다보면 어느 순간 삶의 주도권을 잃게 되는데요, 주위에서 권하고 요구하는 기대에 부응해서 살다보면, 어느 순간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왜 이렇게 사는 게 힘들지?' 라는 일종의 현타가 옵니다.

주변 사람들이 기대하고 요구하는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정신분석자인 위니코트는 ‘가짜자아’ 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모두 강압적인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의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서로 비교하는 문화적 영향과 은근한 주위 사람들의 기대에 자신도 모르게 부응해서 살아가다 보면 진짜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게 정말 행복한지 모르는 상태로 살아가기도 합니다. 타고난 성실함에 운이 좋다면 일정 기간까지는 가짜 자아로 살아가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기초가 튼튼하지 못한 상태에서 계속 탑을 쌓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흔들리게 마련이지요. 그 위기가 청소년 시기에 오기도 하고 성인이 되어서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럴 때 흔히 이렇게 자책하게 됩니다. '남들도 다 하는 건데 난 왜 하지 못할까', '완벽하게 하지 못할 바에야 지금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자책하고 스스로를 비난하다보면, 그런 자신의 상태가 부모님이나 주위 사람들의 과도한 기대 탓이라고 생각하고 그 화살이 주위로 향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럴 때 스스로나 주변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은 결코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변화를 줄 수 있는 힘은 내면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스스로에 대한 기대, 욕심을 줄이고 작은 일에서부터 성공경험을 늘려간다면 자존감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A씨는 지나치게 무기력하고 우울해서 공부를 해나갈 힘이 없었습니다. 치료를 통해 겨우 공부를 조금씩 시작하게 되었지만, 학생이면 당연히 해야 할 공부이고 겨우 이정도 하는 게 대수냐는 생각에 스스로를 비난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죠. 이럴 때, 학생의 기본 의무로 공부를 해나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결코 쉽지 않고 스스로 잘 해내고 있는 것을 격려할 수 있어야합니다. 나는 잘해낼 수 있고, 희망이 있다'고 믿는 건데요, 이런 자신감이 있으면 힘든 일도 꾸준히 해낼 수 있습니다.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내려놓는 게 성취감을 올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운동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칩시다. 대부분 운동을 권하면 뭔가 거창하게 어딘가에 등록하거나 배우면서 매일 열심히 나가야겠다고 목표를 매우 높게 잡습니다. 그러다 한두 번 빠지게 되면, '내가 뭐 그렇지, 이왕 망친 것 가지 말자' 이렇게 되죠.

처음부터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가지면 성취감을 가지기 힘듭니다.

한 달에 한 번도 숨이 찰 정도로 운동을 해 본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우선은 가볍게 매일 잠깐이라도 나가서 산책하기 정도로 목표를 잡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산책을 나가면 무슨 소용이야, 운동효과나 있을까? 나가봐야 아무 소용이 없는 게 아닐까?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에 맴돌죠. 그럴 때 한 달 전 전혀 신체 활동을 하지 않았던 자신과 비교해보세요. 조금이라도 변화가 있고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충분히 격려해주는 겁니다. 관심을 두고 집중을 하는 순간, 그것은 자신에게 매우 의미 있는 활동이 됩니다.

내 마음을 돌보고 내 안의 꿈을 발견하는 방법

1. 매일 스스로 세 가지 칭찬해봅니다.

아주 사소하고 간단한 것이라도 좋습니다. 예를 들면 마음을 돌보기 위해 칭찬일기를 적으려고 자리에 앉았다는 것을 적어도 좋습니다.

2. 삶의 주도권을 가져오기

누구의 권유나 요구 없이 스스로가 원하는 활동 한 가지를 정해서 꾸준히 해 봅니다.

- 식물 돌보기, 천천히 차를 마시며 음미하기, 동물 돌보기, 스스로에게 맛있는 음식을 요리해서 대접하기
- 좋아하는 것에 몰입해서 집중해보고 그 변화를 기록해보기

3. 매일 하루 감사한 것을 찾아보기

감사에 집중하다 보면 내가 이룬 것 나에게 의미가 있는 것을 찾을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