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편집실 카툰.유니콘스튜디오
단도박 12년차 미연(가명) 씨는 22년 전,
생업도 뒤로 한 채 도박에만 몰두하다 모든 재산을 다 잃고 빚더미에 앉고
말았다.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은 절망 가운데 헤매고 있었지만 강원랜드
마음채움센터 덕분에 오히려 시련을 기회 삼아 지금도 성장하고 있다는
그녀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본다.
친구와 함께 강원도로 여행을 떠난 미연 씨는 우연히 고속도로에서 강원랜드 표지판을 발견했다. 마침 라디오에서는 당시 개장 초기였던 내국인 카지노에 관한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미연 씨와 친구는 호기심을 채우고픈 마음에 목적지를 바꿔 강원랜드로 향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졌지만 두 사람은 금방 카지노 분위기에 적응하고 게임에 집중할 수 있었다. 첫날임에도 제법 많은 돈을 딴 그녀에게 친구는 아무래도 소질이 있는 거 같다고 말해 더욱 마음을 들뜨게 했다. 즐거웠던 여행을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미연 씨. 일이 힘들 때마다 자꾸만 카지노에서의 쾌감이 떠올라 일상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던 그녀의 머릿속에는 불경기엔 일을 쉬고 매일 카지노에 가는 게 오히려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만 맴돌았다. 결국 그녀는 생업을 접고 아예 카지노 근처에 방을 얻어 지내기로 결심하고 실행에 옮겼다. 하지만 막상 다시 가보니 처음처럼 쉽게 이길 수 없었고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잃는 금액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미연 씨가 날마다 카지노를 출입한지도 어느덧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녀를 따라 생업을 접고 함께 내려온 남편이 택시 일을 병행하고 있었기에 그나마 생활은 가능했지만 명절이 되어도 고향에 내려가지 못할 만큼 부부의 삶은 이미 극도로 피폐해져 있었다. 급기야 남편과 친척에게 거짓말을 하고 돈을 빌렸다가 그 돈까지도 카지노에서 다 날리는 지경에 이른 어느날, 그녀는 아침 6시 파장 시간에 맞춰 카지노에서 나오는 길 하늘을 바라보며 도저히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마음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답답하고 절망적인 현실에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
처음에는 스스로 발길을 끊고 작은 아르바이트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빚을 갚아야겠다 마음먹었지만 현실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던 그녀에게 카지노 여성 출입자 모임에서 만났던 누군가가 강원랜드 마음채움센터(이하 KLACC)를 권유했다. KLACC 전문위원과의 첫 상담에서 미연 씨는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펑펑 쏟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카지노 출입 영구정지를 신청했다. 중독에서 벗어나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마음 돌봄부터 취업 준비까지 하나하나 섬세하게 도와주는 KLACC 덕분에 새로운 일터도 찾고 함께 마음 나눌 수 있는 도박중독 회복자 친구들도 만났다. 매일매일 육체노동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KLACC 전문위원과 친구들이 건네는 위로와 격려는 큰 힘이 됐다. 영구정지를 신청한지 어느덧 12년, 이제 그녀는 성실하게 회복기간을 유지하고 있는 KLACC 동료상담사로서 과거의 자신과 같이 절망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KLACC 가족캠프가 열릴 때마다 진행을 보조하고, 요양원 방문 등 KLACC에서 진행하는 각종 봉사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는 그녀는 지금도 날마다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며 뿌듯한 마음을 전했다. 힘든 시간을 벗어나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그녀의 삶을 통해 많은 이들이 더불어 성장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